씨젠은?
코로나 진단키트로 유명해진 씨젠은 사실 코로나뿐만 아니라 세계 분자진단 시장(HPV, RSV)에서 선두 기업에 속해 있는 회사이다. 세계 1위 바이오 기업인 스위스의 '로슈'와도 견줄 만한 기술력과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의약품 산업의 특성상 이미 선점되어 있는 시장을 들어가기 힘든 특징이 있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으며 이는 그대로 씨젠의 매출로 이어져 2020년 영업이익 6,762억을 달성하며 이제는 어떻게 얼마나 성장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기업이 되어 버렸다. 연말 수익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씨젠은 2020년 매출액 총 1조 1,252억 원을 달성하였다.
씨젠의 발전
2015년 세계 TOP 3 분자진단 기업인 Becton Dickinson, Hologic, Qiagen은 모두 씨젠과 ODM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었다. 이렇듯 씨젠의 특허와 기술력은 아주 높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1위 바이오 기업인 '로슈'조차 씨젠의 분자진단 기술력은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2018년 씨젠은 모든 ODM 계약을 취소하고 직접 판매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씨젠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후 2019년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세계 918개의 거래처를 미리 만들어 놓은 씨젠이 비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2020년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748억 영업이익 1,689억을 기록해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바이오산업 시장에 새로운 강자의 탄생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씨젠의 세계 최고 수준의 진단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씨젠은 2020년 8월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동시 다중진단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한 회사이며, 씨젠의 코로나 진단키트는 2020년 7월 31일 유럽과 미국에서 추가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씨젠은 추가적인 기술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2020년 9월 1일 독감, Covid-19 동시 다중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하였다.
씨젠은 대한민국의 초기 코로나 상황에 많은 영향을 미친 기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코로나 초기 사태 때 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하여 대처한 덕분에 4조 원가량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 내 씨젠의 코로나 진단키트 점유율은 무려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씨젠 PCR 코로나 검사 테스트 민감도는 평균 98.3% 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씨젠의 높은 정확도는 미국 연구진들이 2020년 12월 FDA, EUA에서 승인받은 모든 타액 코로나 진단키트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도 입증되었다. 해당 연구에서 씨젠의 진단키트가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최고로 높은 진단율과 적합하다는 결과 발표를 받은 것이다.
씨젠은 코로나 변이 진단장비로도 세계적으로 높은 진단율과 대량 진단 기능성 또한 인정받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심지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떠들썩할 때 최초 사용된 진단키트도 씨젠의 진단키트를 사용했다고 한다.
씨젠의 미래
씨젠은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분자진단 검사 생활화'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씨젠의 최종 목표인 전 세계 분자진단 생활 검사화를 위해 하나의 검사 장비만 있으면 씨젠 만의 압도적인 동시 다중(high multiplex) 기술 기반 진단시약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검사 시스템을 원 플랫폼(one Platform)화할 것"이라며 "더불어 분자진단 영역을 중소병원 및 의원, 더 나아가 가정집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동식물 등 비인간(non-human) 영역으로까지 진단시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신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더불어 이러한 씨젠의 중장기 비전인 사업 경쟁력 강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씨젠의 독자적인 멀티플렉스 기술을 융합한 AI 기반 분자진단 시약 자동개발 시스템을 통해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씨젠은 이 시스템을 통해 시약 개발을 플랫폼화 해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천종윤 대표는 "진단 시약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표준화함으로써 전 세계 고객 누구나 씨젠 만의 독보적인 플랫폼을 이용해 필요한 진단 시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022년에는 전 세계 고객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씨젠의 플랫폼을 활용해 100종 이상의 제품을 구현해내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분자진단 생활화의 기반이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씨젠 30만 원 갈까?
코로나 이후 폭발적인 매출 성장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씨젠은 지난해 8월 32만 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주가가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21일엔 20만 2700원으로 마감하였으며 이후에도 좀처럼 체력을 회복하지 못하더니 지난달엔 장중 12만 원선까지 내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최근 무상증자, 분기배당, 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주주환원 풀세트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 주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20만 원 선을 회복하였다. 현재 씨젠의 시총은 5조 5,000억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가가 전고점인 32만 원을 터치한다고 하면 시총이 8.4조 원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2020년 기준 영업이익에 12배 정도 가량이 되는 것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기준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셀트리온의 경우 영업이익 대비 시총이 60배 정도에서 형성되어있는 점을 보면 씨젠의 시총은 주가가 32만 원을 달성한다고 해도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시총을 보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셀트리온은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이고 씨젠은 진단키트를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이긴 하지만 같은 바이오산업에 연관돼있다는 가정하에 비교하여 본다고 해도 씨젠의 시총은 시장에서 확실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총면에서는 아직 충분히 상승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앞에 설명한 씨젠의 중장기 비전을 보면 진단 산업의 플랫폼화를 꾀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닌 플랫폼을 판매하여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고정 수익을 거두겠다는 씨젠의 포석을 살펴볼 수 있다. 미래의 시장은 플랫폼을 누가 지배하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을 씨젠은 이미 간파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씨젠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씨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그들만의 기술력을 무기로 삼아 분명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회사가 바로 씨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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