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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과학

핵융합발전 응용 위한 ‘국제핵융합실험로’

by №℡ 2020. 9. 25.

실용적인 핵융합발전 응용 위한 ‘국제핵융합실험로’

거대과학실험장치들 중에는 LHC 등 충돌형 입자가속기나 레이저간섭중력파관측소(LIGO) 와 같이 기초과학을 연구할 목적으로 건설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용적인 응용을 위한 거대과학실험장치의 대표적인 예로서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즉 국제핵융합실험로가 있다.

ITER는 자연의 원리 자체를 밝히려는 탐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인류의 에너지 문제라는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하여 건설되고 있다. 더구나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인류가 공동으로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핵융합발전의 실용화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화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핵융합에 의한 에너지는 핵분열을 이용한 현재의 원자력발전소처럼 골치 아픈 방사성 폐기물 등을 남기지 않지만,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1억 도 이상의 초고온이 필요하다. 이 정도의 고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직 핵분열 에너지밖에 없으므로, 핵융합반응을 이용하는 수소폭탄은 기폭제로서 원자폭탄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파괴적인 대량살상 무기가 목적이 아닌 이상 핵융합에 의한 전력과 대체에너지 생산을 위해서, 원자폭탄은 말할 것도 없고 이와 원리가 유사한 핵분열에 의한 원자력발전을 활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위험한 폐기물 등을 남기지 않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생산이라는 핵융합발전의 원래 목적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핵융합발전의 원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 등 지구상에서 얼마든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결국 가장 큰 관건은 핵융합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초고온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방안이 연구되어왔지만,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것은 자기장 안에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Tokamak)이라는 방식이다.

토카막은 구소련의 수소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던 안드레이 사하로프(Andrei Sakharov)와 이고르 탐(Igor Tamm) 등에 의해 1950년대 초반에 제안되었다. 토카막이란 ‘토로이드 자기장 구멍’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합성어이다. 토카막 장치는 핵융합발전 연구를 위해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제작되었고, ITER 및 한국형핵융합로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역시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로이다.

ITER 사업은 1988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프로젝트를 착수한 이후로,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의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공동 연구개발 사업이다. 사업 초기의 개념설계 및 공학설계 단계를 거쳐서 2005년에 ITER 장치를 건설할 부지가 프랑스 남부의 카다라쉬(Cadarache) 지방으로 결정되었는데, 인근에는 프랑스의 원자력연구센터가 위치해 있다.

ITER의 건설 비용은 부지를 유치한 유럽연합이 약 45% 정도를 부담하고, 나머지 6개국이 각각 9% 정도씩 분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비용의 분담은 현금 또는 현물 공급으로 이루어지며, 건설 완료 이후의 운영 단계 및 감쇄, 해체 단계에서는 유럽연합의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분담 비율이 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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