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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6번째 대멸종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by №℡ 2020. 8. 24.

지난해 덴마크기상연구소(DMI)의 기후학자인 ‘스테펜 올센(Steffen Olsen)’ 박사는 그린란드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여러 마리의 썰매개들이 달리고 있는 장소가 설원이 아닌 물 위였기 때문이다.

하얀 눈과 단단한 얼음을 뛰어다니던 썰매개들이 첨벙거리며 물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원래 그린란드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미 주변 환경은 비정상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이 한 장의 사진이 말해주고 있었다.

설원이 아닌 녹고 있는 얼음 위를 달리는 썰매개들 ⓒ DMI

기조 발제 시작과 함께 해당 사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김상협 김상협 KAIST 글로벌전략 연구소 지속발전 센터장은 “이미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의 기후변화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의 경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티핑포인트는 ‘갑자기 뒤집히는 점’이란 뜻을 가진 신조어다. 어떤 상황이 처음에는 미미하게 진행되다가 특정한 시기를 지나면 순간적으로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순간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임계점과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20일 ‘지속가능한 지구와 균형 있는 인류의 삶’을 주제로 강원도가 주최한 ‘정선포럼 2020’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직면한 인류의 문제를 진단해 보기 위해 전 세계 석학들의 의견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구 위험 한계선과 6번째 대멸종

‘신기후체제와 그린 뉴딜의 성공 조건’이란 주제로 발표를 한 김상협 센터장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티핑포인트가 경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y)’과 ‘6번째 대멸종(6th mass extinction)’이라는 개념으로 소개했다.

지구 위험 한계선은 인류가 미래 후손을 위해 지켜야 하는 9개의 지구과학적 경계선을 말한다. 9개 경계선 중에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구의 생태계 시스템이 이 한계선 내에 있다면 충격을 흡수하고 스스로 회복하면서 자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한계선을 넘어서게 된다면 지구는 원래의 안정된 작동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로 빠지게 된다. 한계선 중 하나라도 그 경계를 넘어서게 되면 지구는 인류가 살 수 없는 장소가 될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문제는 이미 여러 개의 한계선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히며 “이제 인류는 우리 모두의 집인 지구를 능동적이고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자가 되어서 ‘뜨거운 집(hot house)’이 되어버린 현재의 지구를 다시 안정화된 상태로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구 위험 한계선에 대한 소개에 이어 김 센터장은 기후변화가 가져올 치명적 위험인 대멸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대부분의 생명체를 없애는 6번째 대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구 역사를 살펴보면 5번의 대멸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4억 4000만년 전에 발생했던 1차 대멸종을 시작으로 가장 심각했던 3번째 대멸종에서는 지구 생명체의 95%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어서 4차 대멸종이 벌어진 2억 년 전에는 당시 생명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파충류가 사라졌는데, 이 멸종 이후 공룡이 전성기를 누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로부터 1억 4000 년 정도가 지난 6500만 년 전에는 운석 충돌이 원인으로 꼽히는 5차 대멸종이 발생했다.

김 센터장은 “5차 대멸종으로 인해 당시 지구의 주인으로 행세했던 공룡이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하며 “그 이후 인간이 등장하고 문명이 발전하게 되면서 지구는 ‘6번째 대멸종’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회 전반의 저탄소 녹색 체제 전환 필요

기후변화의 위기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 뉴딜을 어떻게 추진해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김 센터장은 “그린 뉴딜의 목적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경제 및 사회 전반을 ‘저탄소 녹색 체제’로 전환하는 데 있다”라고 강조하며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저탄소 녹색 체제를 만든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위기가 그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의 생존에 위협을 주는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모든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게다가 바이러스 발생은 위생이나 날씨 등의 영향에 의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다르다. 전 세계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고, 지역과 시간에 상관없이 거의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사람이 없는 오지에 들어가 산다고 한들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생명을 잃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내뿜는 온실가스를 파격적으로 감축해야만 인류가 조금이라도 더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의견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센터장은 “기존 산업과 일자리 전반을 탈 탄소의 선순환으로 바꿔야만 그린 뉴딜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주장하며 “이런 탈 탄소의 선순환은 전 지구적으로 퍼져야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만큼 여기에 동참할 국가를 찾고 그 숫자를 늘려 규모를 키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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