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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

차세대 초음속기 어디까지 왔나?

by №℡ 2020. 8. 15.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었던 초음속여객기 콩코드는 비록 퇴장하였지만, 새로운 초음속여객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물론 차세대 초음속여객기는 과거 콩코드의 실패 요인이었던 과도한 연료비용에 따른 너무 비싼 요금이나 큰 소음에 따른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새로운 초음속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 중에는 미래에 과감히 도전하는 스타트업 기업들도 있고,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같은 기존의 유명 항공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새롭게 개발 중인 초음속여객기들은 예전의 콩코드기보다 소음을 크게 줄이려는 노력이 특히 눈에 띈다. 올해 3월 미 연방항공청(FAA)는 초음속여객기의 소음 기준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기준 수립에 착수하기도 하였다.

콩코드기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커다란 굉음인 소닉 붐을 없애거나 저감해야 한다. 소닉 붐은 초음속기가 빠르게 이동할 경우 공기를 압축시키면서 강한 충격파를 만들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기체 주변의 공기 흐름을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소닉 붐을 회피하거나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초음속여객기의 외관 디자인 등을 독특하게 설계하면 소음 발생 자체를 저감하거나 소음들을 서로 상쇄시키도록 만들 수도 있다.

차세대 초음속기 개발로 주목받고 있는 신생기업 중 하나인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은 2030년쯤 상용 운항을 목표로 초음속여객기 오버처(Overture)를 개발하고 있다. 실제 초음속여객기 크기의 1/3 정도로 축소하여 제작한 시제기 ‘XB-1’을 올 10월에 공개하기로 하였다.

이 초음속기의 목표 비행속도는 마하 2.2 정도로서, 뉴욕과 런던 사이를 3시간 남짓 한 시간에 이동할 수 있으므로 과거 콩코드기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그러나 발생 소음은 85dB 정도로서 110dB 이상이었던 콩코드기보다 20% 이상 줄였다. 기체 외관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여 소닉 붐의 충격파를 지상 쪽으로 향하지 않고 대기 중으로 퍼질 수 있도록 한 덕분이다.

대표적인 군수 항공 기업인 록히드 마틴이 미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 중인 초음속제트비행기 ‘X-59’에는 소닉 붐 등을 더욱 줄인 ‘조용한 초음속 기술(QueSST)’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체 디자인은 더욱 독특하게 설계되었는데, 먼저 기체의 맨 앞부분을 길고 뾰족하게 만들어서 충격파의 발생을 줄이도록 한다.

또한 중간 부분에 부착된 2개의 작은 날개 및 뒷부분 꼬리날개 위의 T자형 보조날개가 압축공기를 가르거나, 충격파가 하나로 융합되어 증폭되는 것을 방지해 준다. 삼각형 모양의 주요 날개 역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거나 충격파를 줄일 수 있도록 곡면형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록히드 마틴에서는 이러한 기술과 디자인을 적용하여 예상 소음을 75dB 이하로 줄일 수 있으므로, 지상에서는 초음속기의 비행을 알지 못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초음속여객기가 성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관건은 바로 연료 사용량 및 이에 따른 항공요금이다. 이 문제 또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연비가 좋은 신형 엔진을 개발하거나, 동체를 첨단의 신소재로 제작하는 등의 방법이다.

붐 슈퍼소닉의 XB-1은 알루미늄 동체 대신에 가볍고도 튼튼한 탄소 섬유 소재로 동체를 제작함으로써 비행기의 중량을 크게 줄였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XB-1의 무게는 보잉 신형 여객기인 B787의 30% 수준으로서, 연비를 높임으로써 앞으로 초음속여객기의 항공요금을 일반 여객기의 비즈니스 요금 정도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신생 항공기업인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Spike Aerospace)가 개발 중인 12~18인승의 초음속여객기 ‘스파이크 S-512’는 기체의 무게와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하여 창문을 없앤 설계를 채택하였다. 창문을 대신하여 그 위치에 디스플레이 화면을 설치하여 촬영된 바깥 풍경을 보거나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차세대 초음속여객기를 계획 또는 구상 중인 업체 중에는 예전의 콩코드보다 훨씬 더 빠른 초음속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즉 마하5 이상의 극초음속 여객기를 구상 중이라고 공개한 업체도 있다.

그러나 근래에 개발 중인 차세대 초음속여객기들은 빠른 속도 못지않게 실용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콩코드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소음 발생이 적고 합리적인 요금으로 가성비가 좋은 초음속여객기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성과 편의성 등에서 현재의 여객기와 비교하여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초음속 여행 시대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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