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스위스 과학자들이 지구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판구조 운동을 해서 '뜨거운 행성'으로 불리던 지구가 수성, 금성처럼 차가운 행성으로 변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스위스 취리히공대와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지구 내부의 맨틀과 핵 경계면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분석한 결과 핵에서 맨틀로 빠져나가는 열이 예상보다 많아 식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지구행성과학회보’에 15일 발표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의 핵이 식어버린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지구핵의 역할
지구 밖 우주는 태양으로부터 생명체에 치명적인 자외선과 각종 방사성 입자들이 날아오고 있는 매우 위험한 공간입니다. 지구 상에서 생명이 번성할 수 있는 것은 지구의 대기와 자기장이 자외선과 방사성 입자들을 차단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에서 날아온 유해한 방사성 입자들은 전하를 띠고 있어 대부분 지구의 자기장을 통과하지 못해 우회하고 그 일부가 지상 상공에 분포하고 있는 밴앨런대라는 이름의 띠 모양의 영역에 잡혀 있습니다.
만약 지구 자기장이라는 보호막이 없어 방사성 입자들이 대기와 충돌한다면 오존층은 파괴되고 강력한 자외선이 지구상으로 직접 내리쫴 지표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돼 버릴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지구 자기장을 만드는데 결정적일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구의 핵이고 핵이 온도가 식게 된다면 지구의 자기장이 사라져 모든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되어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핵에서 자기장이 형성되는 이유는 핵 대부분이 액체금속이기 때문입니다. 핵은 철과 니켈의 합금이지만 고온고압 때문에 액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액체 금속인 외핵은 상부와 하부의 온도 차 때문에 대류를 하는데 그 속에 분포하고 있는 전하를 띤 입자들도 같이 이동하면서 자기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발전기의 경우 움직이는 자석이 전류를 만들어 내는 데 비해 지구는 움직이는 전하가 자기장을 유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지구가 생각보다 빠르게 식고 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예상보다 지구의 핵이 빠르게 식어가고는 있지만 학계에서는 지구가 수성이나 금성만큼 식는데 최소 수십억 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핵이 식는게 뭐가 중요한 걸까로 시작된 이야기가 새삼 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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