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 지하주차장 굴욕

타이거 우즈와 제네시스

현대차 그룹의 프리미엄 라인인 제네시스 브랜드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 사건으로 인하여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판매량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타이거 우즈가 운전했던 제네시스 GV80는 지난 3월에 전월대비 27% 증가한 1,636대를 판매하며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의 54.4%를 차지하였으며, 같은 기간 GV80의 경쟁차종인 아우디 Q8의 1,300대보다 330여 대나 더 팔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런 판매량 상승을 기뻐하기도 전에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GV80에 관한 심각한 소식이 전해졌다고 한다.

GV80의 굴욕

앞서 설명했던 내용과 같이 최근 북미 시장에서 엄청난 판매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제네시스 G80, GV80이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으로부터 옥외 주차하도록 권고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권고 사항에는 구조물이나 가연성 물질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라는 권고 사항도 추가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이러한 경고는 마치 화재 위험을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로써 한마디로 '지하주차장에서 차 빼!'와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이런일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제네시스 G80, GV80에 대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해당 모델에서 잠재적 연료 누출 가능성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지 언론은 G80과 GV80의 고압 연료 펌프와 연료 레일을 연결하는 튜브의 불량으로 연료 누출이나 화재 발생 가능성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해당 가능성으로 미국 정부는 현대차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5일까지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며, 그중에서도 가솔린 2.5 터보 4기 통 엔진을 탑재한 G80, GV80 모델이 이 대상이라고 한다.

현대차는 해당 리콜에 대해 “손상된 나사로 인해 연료 튜브 공정 과정에서 불량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원인을 분석했다. 더불어 “해당 문제로 인한 부상이나 충돌, 사고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서 5월 말부터 고압 연료 튜브를 교체하는 리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는 앞서 ABS 모듈 과전류로 인한 화재 가능성으로 북미 시장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생산된 모델 총 9만 4,646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현지 언론은 현재까지 해당 결함으로 인한 인명 피해, 사고 내용은 보고된 바 없지만, 해당 결함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는 3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리콜 대상은 한국 자동차 부품사 만도가 생산한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을 장착한 자동차다. ABS 모듈에 심각한 과전류가 발생해 연기가 나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미 당국의 설명이었다.

한 달새 두 번이나

ABS 과전류 리콜에 고압 연료 펌프 결함 가능성으로 인한 리콜 명령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는 한 달 사이 두 번의 리콜 명령을 받는 굴욕을 맛보게 되었다.

한편, 북미 시장에서 결함 가능성이 포착되었던 G80과 GV80 차량이 국내에서 생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일 차량을 이용 중인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리콜이 제네시스 GV80의 불붙은 미국 내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고압 연료 펌프 불량으로 인하여 화제가 발생한 적은 없으며 비교적 빠른 현대차의 리콜 조치로 인해서 흥행 돌풍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품질 문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GV80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장에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제네시스는 일반 브랜드가 아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이 일반 차량보다 높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그 가치를 고객에게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