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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과학

EV6 주행거리 500Km 넘는 이유

by №℡ 2021. 3. 17.

■□ 베일 벗은 EV6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이어 기아가 첫 전용 전기차 ‘EV6’를 공개하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의 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의 옷을 입고 나온 기아 EV6는 장거리형 모델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좋은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가 공개한 ‘EV6’의 디자인은 쿠페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로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아이오닉 5’와 기본 뼈대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은 아이오닉 5 보다도 낫다는 것이 자동차 마니아들의 의견이다.

■□ 지금 까지 공개 된 주행 거리

이달 말 공개되는 세부내용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사양은 바로 주행 가능 거리다. 앞서 기아는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er Day)’를 통해 ‘EV6’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아의 공언대로라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행 가능 거리와 관련된 효율성이 전기차 구매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EV6’의 주행거리(500㎞ 이상)는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410~430㎞)보다 약 100㎞ 더 달릴 수 있는 사양이다. 특히 아이오닉 5의 아쉬운 주행거리에 실망했던 소비자들은 EV6의 500㎞ 주행 거리에 엄청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4분만 충전하면 100㎞를 주행할 수 있는 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제로백’이 3초에 불과하다는 점도 ‘EV6’의 경쟁력을 높인다.

단순 제원만 놓고 보면 그룹 내 ‘아이오닉 5’는 물론 테슬라의 주력 모델까지 압도한다. 실제 테슬라의 주행거리를 살펴보면 ‘모델Y’ 퍼포먼스(Performance)가 448㎞, 롱 레인지(Long Range)가 511㎞다. ‘모델 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Standard Range Plus)는 383㎞, 롱 레인지는 496㎞다.

■□ 같은 배터리 용량 500㎞ 가능한 이유
먼저 알려진 배터리 용량을 보면 아이오닉5와 EV6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V6가 주행거리 500㎞ 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해답을 'V2L' 에서 찾았다. 아이오닉 5의 경우 V2L 때문에 실제 주행 가능한 거리보다 더 줄여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V2L(Vehicle to Load)은 주행과는 직접 상관이 없지만 가정용 콘센트용 일반 전기제품을 차를 통해 실외에서 쓸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이 장치는 전기차를 거대한 축전지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일반 전기제품을 연결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차박에 제격이고 정전 등 비상사태 때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체가 구급 피 난처로도 사용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EV6의 경우 V2L를 비롯한 구체적인 편의사항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실내에 대해서도 이렇다 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배터리 등이 아이오닉 5와 동급인데도 불구하고 출력이 높고 최고속도도 더 빠르고 주행거리도 긴 이유가 V2L이 빠진 것 때문이라면 아이오닉 5는 그 전기 역량을 V2L용 여유분으로 남겨놓아서 주행거리가 기대치보다 높아지지 않은 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EV6’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종 판매 가격을 고려하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돌풍을 잠재울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곳곳에 마련되는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서비스망도 장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전기차의 문턱이 대폭 낮아지는 셈이다.

■□ EV6의 남은 과제
EV6 일단 시장의 반응은 좋아 보인다. 이제 판매량의 관건은 생산 속도다. 앞서 공개된 ‘아이오닉 5’가 노조와 라인에 배치하는 근로자 수를 정하는 ‘맨아워(Man/Hour)’ 협의를 두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못한 점을 보면 ‘EV6’의 고객 인도 역시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모델의 경우 내연기관과 다른 생산 체계로 증설과 증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과제”라며 “사전계약 고객이 다른 신차로 분산되지 않도록 생산을 서두르는 한편 브랜드 전용 충전 인프라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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